세 마리 암소인 마리에트, 지네트, 그리고 조르제트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농부가 있었다. 농부는 큰 욕심 없이 소들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농장의 우유를 맛본 한 남자가 농부에게 더 많은 소들을 데려와 본격적으로 우유 사업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세 마리였던 소는 점점 늘어나 천 마리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농부는 소가 이렇게나 많은 것도, 우유를 팔아 많은 돈을 버는 것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농부가 원하는 건, 그저 예전처럼 마리에트, 지네트, 그리고 조르제트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뿐이다.
가축이었다가, 가산이었다가, 가족이 되는 소들
가볍고 직관적으로 알아 가는 동물권 이야기
동물권은 동물도 인간처럼 기쁨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므로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개념입니다. 작게는 동물 학대와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것부터 크게는 채식주의와 환경운동까지, 동물의 권리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다양합니다. 이 책 <1000마리의 소들>은 동물권 침해의 다양한 양상 중 과잉 생산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농부는 세 마리 소들과 즐겁게 생활하며 딱 필요한 만큼의 우유만을 얻고 여러 사람과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얼떨결에 소를 재산으로만 바라보는 사업가의 우유 사업 제안에 응하고 나자 농부 또한 더 이상 소들을 집에서 기르는 동물로 대할 수 없게 됩니다. 처음에는 새로 들어오는 소들에게도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 주며 이전처럼 지내고자 했지만 소가 몇백 마리나 되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던 농부네 소들은 이제 답답하고 비좁은 공장에 갇혀 쉴 틈 없이 우유를 착취당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들을 괴롭게 할 만큼이나 많은 양의 우유가 꼭 필요할까요?
여러 이유로 우리는 달걀, 우유, 꿀처럼 동물이 생산하는 음식을, 그리고 고기를 완전히 먹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우리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동물들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동물성 식품 소비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생산해야 하는 양이 줄어든다면 더 적은 수의 동물들이 더 적게 일해도 될 테니까요.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가끔 한 번씩은 동물성 식품 없는 식사를 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