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을 잃고 수어와 구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 사용자 옥지구 시인의 첫 시집이다. 옥지구 시인의 시집은 특별하다. 그 자신이 농인이기도 한 옥지구 시인은 농사회에 무지하거나, 알지만 모른 척하거나, 대놓고 무시하는 청사회를 향해 도발한다. 이 도발은 가볍되 경박하지 않고 무겁되 진지하지 않게 시집 전체를 지배한다.
세상은 청인을 중심으로 기획되었으므로, 인공와우를 착용한 그녀에게 장애를 ‘극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시인은 그 응원 속에서 농인에 대한 ‘하대’까지는 숨기지 못하는 눈빛을 직시한다. 하지만 그녀의 시는 슬프지 않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편견의 원류를 명철하게 직시하고 젊은 시인답게 솔직하고 당돌하게 말을 건다. 그 수다스러움 속에서 독자 역시 자신의 무지에 대해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비예술인 최초발표지원작〉
“혹시 저라는 인간은 당신인가요”.
그녀가 물었고, 이제 당신이 대답할 차례이다.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을 잃고 수어와 구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 사용자 옥지구 시인의 첫 시집.
옥지구 시인의 시집은 특별하다. 그 자신이 농인이기도 한 옥지구 시인은 농사회에 무지하거나, 알지만 모른 척하거나, 대놓고 무시하는 청사회를 향해 도발한다. 이 도발은 가볍되 경박하지 않고 무겁되 진지하지 않게 시집 전체를 지배한다.
세상은 청인을 중심으로 기획되었으므로, 인공와우를 착용한 그녀에게 장애를 ‘극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시인은 그 응원 속에서 농인에 대한 ‘하대’까지는 숨기지 못하는 눈빛을 직시한다.
하지만 그녀의 시는 슬프지 않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편견의 원류를 명철하게 직시하고 젊은 시인답게 솔직하고 당돌하게 말을 건다. 그 수다스러움 속에서 독자 역시 자신의 무지에 대해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집 『어느 누구에게도 다정함을 은폐하기로』에서는 젊은 시인의 섬세하고 내밀한 감각이 농인이라는 정체성과 만나 미세하고도 생소한 독특한 시선이 삶의 단면들을 포착해 낸다. 옥지구 시인은 “내 정체성을 단순히 농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솔직히 내가 누군지 모를 때가 더 많다.”고 말한다. 온전히 농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청인도 아닌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시인은, 청사회와 농사회 모두에게서 애증을 느끼며 “시라는 인간의 솔직함을 끌어당기는 도구”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 사회를 사랑하는 자신의 방법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