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우리나라의 문화가 가장 찬연하게 빛나는 도시다. 이 상징적 공간을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문학적 시선을 통해 이곳에 쌓인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독법을 보여 주었던 『서울 문학 기행』의 개정증보판이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울 문학 기행』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작 단편의 작가이자 중고등학교 국어, 문학 교과서에 필수적으로 소개되는 현진건과 나도향의 작품 이야기를 추가했다. ‘서울’을 삶의 배경이자 문학의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한 열두 작가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확장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가 남긴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캄캄한 밤하늘에 하얗게 빛나는 별처럼”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글로써 애틋하게 밝혀”(「책을 시작하며」에서) 주고 있다. 열두 명의 불멸의 문인은 한국 근현대 문학을 연구하며 서울이라는 공간과 작가 및 작품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두고 탐구해 온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의 여정을 통해 되살아나, 우리 가까이에서 다시 호흡하고 있다.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
2022 개정 교육과정 문학 교과서를 집필한
서울대학교 방민호 교수와 함께 다시 호흡하는
이상, 박태원, 윤동주, 김수영, 현진건, 박완서……
‘서울’은 우리나라의 문화가 가장 찬연하게 빛나는 도시다. 이 상징적 공간을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문학적 시선을 통해 이곳에 쌓인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독법을 보여 주었던 『서울 문학 기행』의 개정증보판이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울 문학 기행』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작 단편의 작가이자 중고등학교 국어, 문학 교과서에 필수적으로 소개되는 현진건과 나도향의 작품 이야기를 추가했다. ‘서울’을 삶의 배경이자 문학의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한 열두 작가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확장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가 남긴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캄캄한 밤하늘에 하얗게 빛나는 별처럼”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글로써 애틋하게 밝혀”(「책을 시작하며」에서) 주고 있다. 열두 명의 불멸의 문인은 한국 근현대 문학을 연구하며 서울이라는 공간과 작가 및 작품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두고 탐구해 온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의 여정을 통해 되살아나, 우리 가까이에서 다시 호흡하고 있다.
문학 속에 살아 숨 쉬는 공간, 서울
의미의 지도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라는 의미를 넘어, 다양한 역사적․문화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만들어 낸 이야기들에는 한국인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아름다움, 그리고 인내와 희망이라는 감정들이 함축되어 있다. 그러므로 ‘서울’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의 방식이 투영된 ‘정신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여전히 우리의 삶과 공명하는 열두 작가의 이야기 속 상징적 장소를 통해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1장에서는 이상이 쓴 「날개」에 등장하는 1930년대 경성의 상징적 공간인 ‘미쓰코시 백화점(현재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자본주의가 처음으로 유입되던 시대적 배경을 조명한다. 주인공 ‘나’는 옥상에서 지상의 세계를 내려다보며 보이지 않는 끈에 엉켜 헤어나지 못하고 “꼭 금붕어의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한 행인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이를 통해 이상은 현대성이라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내면의 혼란을 겪고 있던 당시 사람들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2장에서는 윤동주의 「서시」가 탄생할 수 있었던 문학적 순수성을 추구했던 공간으로 ‘누상동 9번지 하숙집’이 등장한다. ‘문단의 소왕국’이라 불리며 수많은 문인이 교류했던 이곳에서 윤동주는 당대 문단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하며 절대적 순수를 지향하는 자신만의 견고한 문학 세계를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경성을 이루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압축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공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장에서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주인공인 동소문 안 인력거꾼 김첨지를 매개로, 그가 마주치는 마님, 학교 교원, 기생인지 여학생인지 모를 젊은 여성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하나의 도시 풍경으로 연결된다. 4장에서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등장하는 경성역(현재 서울역)이 도시 탐구의 중요한 거점으로 그려진다.
그 외에도 소설 속 공간은 작가가 추구한 문학적 지향점을 반영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5장에서는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를 중심으로, 시대를 앞서갔던 문학주의자였던 그가 예술과 낭만을 논하던 공간인 동방살롱을 조명한다. 6장에서는 김수영의 시 「풀」을 중심으로, 자신이 속한 체제를 가장 멀리서 성찰하고, 인류 전체의 문제를 고민했던 변방으로써 그가 거주했던 ‘구수동 41번지’에 주목한다. 7장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가 이광수의 「유정」의 의미를 되짚으며, 지식인으로서의 변절과 문학인으로서의 재능이 일장춘몽처럼 서려 있는 공간인 ‘홍지동 별장’을 살핀다. 8장에서는 나도향의 고향이자 「벙어리 삼룡이」의 배경인 용산 ‘청파동’을 통해, 1920년대 하층민이 자신의 감정과 의식에 눈뜨기 시작한 변화를 ‘정념’이라는 개념으로 탐구한다. 9장에서는 임화의 시 「네거리의 순이」에 등장하는 ‘종로 네거리’를, 조선이라는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향수와 현재의 고통,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 중첩된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하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서울과 도시가 맺어 온 긴밀한 관계와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탄생한 이야기들을 한국 문학 연구자의 관점에서 동서양 문학과 다양한 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문인들의 뜨거운 삶의 공간이자
문학적 상상력의 공간인 서울을 거닐다
한국 문학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로서,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의 삶과 그들의 문학적 상상력이 깃든 장소들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10장에서는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손창섭의 세태소설 『인간교실』의 의미를 되짚으며, 그가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포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외부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처지를 살핀다. 그가 머물렀던 ‘흑석동 자택’은 한강 건너 변두리에 자리하면서도 서울 내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이러한 비판적 시선을 가능하게 한 공간이자 『인간교실』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어서 저자는 1973년 일본으로 떠난 뒤 행적이 묘연했던 손창섭의 삶을 추적하며, 그의 일본인 아내를 통해 수첩을 입수한다. 그 수첩에 적힌 말년에 쓴 시조 몇 편은 일본에 머물렀던 그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켜 냈음을 보여 준다. 11장에서는 저자가 작가의 생애 마지막 몇 년 동안 자주 왕래하며 문학적 교류를 나누었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에 등장하는 ‘종로3가(종삼)’에 주목한다. 그는 종로3가를 배경으로, 도시로 흘러든 잉여들의 존재와 그들을 배제하는 도시개발의 어두운 이면을 생생히 그려 냈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집필을 위해 저자가 직접 자택을 방문하기도 했던 박완서의 『나목』에 등장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실의 공간이자, 동시에 ‘끈질긴 생명력’이 깃든 공간인 ‘계동’에 주목한다. 이곳에는 폐허 속에서도 봄을 기다리는 나목처럼, 끝내 삶을 이어 가며 꽃을 피워 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울’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축적된 시간은 여전히 흐르며 오늘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 열두 명의 문인이 살아 숨 쉬던 뜨거운 삶의 공간이자 문학적 상상력의 공간인 서울을, 오늘날 우리가 걷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의 사연이 깃든 이곳에서 자신은 어떤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교과서에서 이들 작가를 접했거나 앞으로 만나게 될 중고등학생 독자들에게는 수업 시간에 다루지 못했던 작가들의 깊고 넓은 세계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문학이라는 지도를 따라가는 이 여정이, 독자 각자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특별한 여행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