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해방 이후 북한에서 이루어진 문법 연구와 문법 교육에 관한 업적들을 정리하고 있다. 북한에서의 문법 연구에 대한 남한에서의 연구는 이미 70년대에 이 분야에 선편을 잡은 몇몇 분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했고, 80년대를 거쳐 90년대에 이르러 북한 관련 자료가 거의 전면적으로 공개되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한때 붐을 이루기도 했다. 그리하여 분단 이후 북한에서 이루어진 문법 연구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문법 연구, 소련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문법 연구 등 다양한 업적들이 소개되고 이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거나 남한의 연구와 비교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더 이상 새로운 연구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이 분야의 다른 연구와 다음 몇 가지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책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서 이루어진 문법 연구를 문법 교육과 관련시켜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지금까지의 북한의 문법 분야에 대한 남한에서 연구는 문법 체계, 철자법, 말 다듬기와 같은 실용적인 분야에 걸쳐 있었으나 북한의 문법 연구를 문법 교육과 관련시켜 종합적으로 검토한 바는 많지 않았다. 둘째, 이 책은 북한의 사상과 문법 이론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오랫동안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정치, 문화, 사회를 지배해 왔다. 우리의 연구에서는 마르크시즘, 주체 사상 등과 같은 북한의 이데올로기가 북한의 문법 연구와 교육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 논의했다. 셋째, 이 책은 문법 교육의 범위를 다소 넓혀서 북한에서의 외국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양상에 대해서도 검토해 보았다.
이 책이 가지는 또 다른 의의는 지금까지 남한에서 이루어진 북한 문법에 대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봄으로써 지금까지의 연구가 1차 자료를 바탕으로 정밀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1차 자료를 정확하게 검토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가능한 한 1차 자료를 확인하여 이를 바탕으로 논의를 심화해 나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에만 천착하지 않고 북한의 문법 연구와 문법 교육 전반에 대한 큰 흐름을 살펴서 제시하고 있다. 또한 2003년까지의 자료를 포함하여 기존의 논의가 포함하고 있지 못한 최신 자료를 최대한 담고 있다.
이 책은 네 사람의 공동 저술인데, 1장과 4장은 고영근, 2장은 구본관, 3장은 시정곤, 5장은 연재훈이 집필하였다. 이렇게 나눈 것은 고영근이 학교문법, 구본관이 형태론, 시정곤이 통사론, 연재훈이 한국어 교육 등의 분야의 연구에 오랫동안 종사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장별로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1장에서는 북한의 언어철학과 문법이론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는 주로 소련의 언어이론을 중심으로 외국의 언어이론이 수용되어 ‘주체적 언어리론’으로 발전되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2장에서는 북한의 형태론 연구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는 형태론의 범위나 분야, 형태론 용어의 정립 등에 대해 남한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기술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북한의 통사론 연구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는 통사론을 주제별로 나누고 각각의 주제에 대해 시대별 변천을 정밀하게 고찰하고 있다. 제4장에서는 북한의 문법 교육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는 북한의 학교문법을 남한과 비교하고 통일 후 남과 북의 학교문법의 통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북한의 외국어 교육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북한이 가지는 폐쇄성으로 말미암아 북한의 외국어 교육은 그 실상을 알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서는 북한에서 출판된 자료, 영국 도서관(British Library) 등 해외 기관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 최근에 남한으로 건너온 사람들, 북한에서 외국어 교육에 참여한 외국인들의 진술 등을 참고로 하여 제한적이나마 북한의 외국어 교육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