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도도새》는 전해오는 이야기를 이새미 작가가 필름지를 이용해 강렬한 색으로 도도새의 삶을 담아냈습니다. 검은색과 대조를 이루는 빨간 도도새가 흘리는 노란 눈물, 신성하고 신비로운 카바리아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합니다. 들어본 적 없는 도도새의 울음소리와 카바리아나모의 신성한 울림이 들리는 듯합니다. 필름지의 색을 긁어내고 오려붙인 과정은 마치 도도새가 모리셔스 섬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겪은 하루하루처럼 보입니다. 도도새와 카바리아나무를 둘러싼 다양한 생물들의 형태는 도도새와 함께 모리셔스 삼에 살았던 수많은 생명들일 테지요. 그들 또한 반 이상이 도도새와 함께 영원히 사라졌다고 해요.
자연재해에 의해 파괴되는 환경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자연의 모습으로 복구됩니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 파괴된 환경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파헤쳐진 세게 곳곳의 산과 들, 바다. 그리고 흔적 없이 사라진 수많은 생명. 《마지막 도도새》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마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생명마저 위협하고 있지요. 인간 역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고 자연의 경고는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도도새의 법칙’이란 것이 있어요. 천적도 없고 먹이도 풍부해 도도새에게는 더 없이 지상낙원이었던 모리셔스 섬에 포르투갈 선원들이 나타났을 때 도도새는 도망치기는커녕 그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래서 선원들은 도도새를 ‘멍청이’라는 의미로 도도새라고 불렀다고 해요. 그 후 사람들과 육지 동물들이 대거 섬에 상륙하면서 도도새는 멸종되고 말았지요.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의미로 도도새의 법칙을 들곤 해요. 아무도 예상하치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고 간 지금, 우리에게 도도새의 법칙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지금 어떤가요? 우리 모두는 도도새가 아닐까요? 《마지막 도도새》가 던지는 묵직한 물음을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