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드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부르더호프 공동체의 목사이자 《아이들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를 쓴 저명한 저자이며 평화운동가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노년을 앞둔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는 지혜와 용기, 희망의 메시지! 다가오는 노년의 시간이 두려운 사람들, 노년에 겪는 어려움 때문에 낙심해 있는 노인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본인 역시 일흔이 넘은 나이이지만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나이 듦’에 관한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한동안 망설였다는 저자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노년에 부딪힌 현실적인 문제와 이를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낸다. 몸에서는 힘이 빠지고 정신은 쇠퇴하고, 과거에 대한 후회가 몰려오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것이 노년의 삶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있으면 그 속에서도 얼마든지 내면의 평화와 기쁨,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방법이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저자는 관대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면 노년의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진다고 말하며, 나이 든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스스로 만든 감옥에 자신을 가둘 필요가 없다고 권면한다. 수많은 대중 매체가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에 바탕을 둔 성경적인 메시지로 남은 인생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길을 안내하는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반드시 위대한 영적 지도자만 인생을 이해하는 깊은 혜안과 통찰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순례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이가 주는 아름다운 지혜를 선물로 받는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용기와 희망으로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 나이 듦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
요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젊음에 집착하고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시장에는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겨냥해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을 거스르라고 부추기는 상술이 기승을 부린다. 수많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노인을 위한 맞춤 운동법을 앞세워 다시 젊어지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것처럼 사람들을 선동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몸에서 차츰 힘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머리가 희끗해지고 피부에 주름이 늘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사람들이 젊음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그만큼 노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세태를 두고 우리 사회가 나이 듦을 바라보는 균형감각을 잃었다고 말한다.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거스르고 젊음에 연연하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하나님을 밀어내는 것이라고 말이다. 하나님의 관심은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깊이를 더하는 데 있다. 장수는 분명 하나님의 축복이지만, 이 축복에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책임이 따른다.
■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주는 감동
국제적인 기독교 공동체 브루더호프의 목사이자 인생의 위기에 직면한 수많은 독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저자는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도리어 나이가 주는 영적 풍요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알고 그 이야기를 유려하게 엮어낼 줄 아는 저자는 목을 꼿꼿이 세우고 사람들을 가르치거나 설교하려 들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다. 제임스 패커가 추천사에 쓴 대로 “탁월하지만 젠체하지 않는다.” 몸이 삐걱거려서 예전에 쉽게 하던 일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 드는 허탈감, 사람들과 화해할 때 마음에 찾아드는 평화, 젊은 사람들과 함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보람,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고 겪는 외로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노년에 겪는 다양한 경험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 순간 배시시 웃음이 났다가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이 핑 돈다. 그리고 책장을 덮을 때에는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다.
■ 할 일도, 살아야 할 날도 아직은 많은 노년
영국에서 호스피스 병원을 운영하는 스티브 오티 박사의 말대로 “장수하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우리 사회는 그들을 돌보고 영적 필요를 채울 준비가 안 되어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노년부를 위한 강의나 설교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죽음’이다. 물론 우리는 죽음의 의미를 성경적으로 이해하고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도, 살아야 할 날도 많이 남아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고 노년의 시간이 길어진 만큼 이제는 교회도 노년을 맞은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 안에서 젊은 세대와 함께 살며 마지막까지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돌보고 영적 필요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노년을 대하는 시각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나이 듦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바라보고, 공동체 안에서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이 책이 좋은 교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