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조선인은 몰랐던 조선의 모습네덜란드인 하멜의 눈에 비친 조선내가 아는 나의 모습과 남의 입을 통해 듣는 나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내가 몰랐던 모습을 남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기도 한다. 남에게 내가 완전히 낯선 존재였다면, 그 사람의 이야기는 더욱 신빙성을 얻기도 한다. 나에 대한 편견이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멜표류기』를 생각해 보자. 하멜은 탄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낯선 나라의 낯선 섬에 이르게 되었다. 그 조선이었던 낯선 나라, 제주도였던 낯선 섬, 그리고 그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하멜 일행들에게 난생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언어도 통하지 않아 조선인들의 말과 행동도 상황에 따라 유추해 갈 수밖에 없었다. 『하멜표류기』는 이러한 상황에서 겪은 일을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