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조르주 바타유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는 누구인가. 그는 기이한 이야기를 쓴 소설가이자 동시에 경제, 사회학을 다뤘던 선구적인 사상가였고, 오를레앙 도서관장을 지냈던 사서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아세팔』, 『도퀴망』 등의 잡지를 창간하여 프랑스 문화예술계에서 새로운 흐름을 전개시켰던 지성인이자 편집자, 프랑스 68세대의 상징적 기수가 된 ‘전복’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적 서술을 떠나서 바타유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마땅치가 않다. 그가 쌓아온 독자적 의식과 견고한 사유의 성(城)이 그를 마치 신화적 인물처럼, 현실과는 괴리된 구도자처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성직자를 꿈꿨지만 평생 무신론자를 자처했고, 시대와 사회에 날카로운 감식안을 가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