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감성으로 톺아본 광대하고, 복잡하고, 신비하고, 황홀한 러시아의 속살.문학적 품격이 가득한 기행에세이의 전범이 될 만한 텍스트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한 시인이 러시아에 체류한 4년여 동안 그곳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일들을 써내려간 기행문 형식의 에세이집이다. 하지만 책의 행간을 좀 더 깊이 숙독한 독자라면 이 책이 단순히 한 나라에 대한 감각적 인상과 현지에서의 행적을 기록한 기행집의 한계를 뛰어넘는, 문학적 품격과 인사이트가 가득한 순도 높은 문학텍스트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나 이사벨 버숍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말이다. 시인 송종찬은 세 권의 시집을 상자한 중견시인으로 지난 2011년 재직 중이던 회사가 추진한 러시아 천연자원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