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한국의 역사·문화·사상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심연 김상렬 선생은 1883년에 태어나서 1955년에 73년을 일기로 돌아가셨다. 이분이 겪은 변동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시기에 시작하여 1894년 갑오개혁, 1910년 국권침탈,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해방과 건국 그리고 6·25 전쟁까지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변의 시대를 사셨다. 사실 격변기를 살아온 사람들의 경험은 파란만장하지만 그것을 진솔하게 기록해 놓을 여유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설령 기록해 놓은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혼란 속에서 유실(遺失)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하지만 심연 선생은 740여 편이나 되는 많은 시(詩)를 남겼고, 또 손자에 의하여 이것이 공간(公刊) 되기에 이르렀으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