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에 꽃이 지면 나무가 되지“양균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집밥의 왕자]는 “가장 가까운 당신”을 “가장 단단한 현실”(「시인의 말」)로 응시하는 자의 발견의 기록이다. 여러 시인들이 일상을 시의 소재나 주제로 다뤄 왔지만 그처럼 일상을 시의 생성에 필수적인 것으로 다루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시인에게 현실은 시적 상상력의 투사가 허용되는 유일한 시공(時空)이다. 시는 현실과의 갈등에서 비롯하고 현실은 시와의 마찰에서 상투성을 벗는다. 물론 긴장과 균형의 관계에서 시는 현실을 주관적으로 통제하는 힘일 수 없고 현실은 딱딱한 사물의 세계에 머물 수 없다. 운명적으로, 벗어날 수 없지만 갇힐 수는 없고 극복할 수 없지만 순응할 수는 없는 현실 속에서 시인은 살고 있다. 이러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