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시학(Topological Poetics)은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위상학(Topology)’은 수학이나 과학 혹은 건축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이지 문학 분야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상시학은 이러한 위상학과 시학을 결합시켜 만든 합성어이다. 도형의 위치와 상태에 관해 논하는 학문으로서의 위상학(位相學)은 도형 내에서 질적 내용들을 사상(捨象)한 채 요소들을 추상화시켜 그들 요소들 사이의 관계에 따라 특징을 다루게 된다. 시와 관련하여 위상학이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은 시의 구성 요소를 문제 삼는 창작 방법론이 될 수 있지만(본 저서의 5장 3절), 새로운 용어로서의 위상시학은 다루는 대상이 시 내부의 시적 요소들 간의 관계가 아닌 인체, 그 중에서도 고차원의 미시적 영역의 인체이다. 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