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례 시인의 시(詩)에서는 바람 냄새가 난다. 얼마 전에 송복례 시인이 ‘여랑’이라는 별호(別號)를 쓰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고 때부터 써온 호(號)라 한다. ‘여랑’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 말 속에는 ‘바람’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물결과 같다는 여랑(如浪)을 떠올리며 송복례 시인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였다. 그녀의 삶 속에는 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았고 그녀의 시 또한 바람 속에서 나부끼는 언어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왜 강렬한 깃발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잔잔히 흔들리는 머플러의 이미지가 떠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시를 찬찬히 살펴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녀의 시는 바람보다는 물결에 가까운 시적 정조를 갖고 있었다. 바람에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