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희의 시 세계는 근원에 대한 그리움에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그 그리움은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친했던 사람들, 마음 깊이 사랑했던 사람들에 의해서 구체화된다. 그런데 그 상실과 슬픔, 곧 그리움을, 최은희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내면화하면서, 용기와 안정을 얻어가는 과정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아버지의 바르고 성실한 창작 과정과 생활 모습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인간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하여 수고와 고난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이 실현된다는 가치인식이 그의 시조 여러 곳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또한, 인간의 한계를 넘는 절망적 상황에서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사랑과 진실을 이루어 내는 모든 것에 대하여 진정으로 사랑과 찬사를 보낸다. 이것이 그의 애절한 그리움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