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살아가는
괜찮지 않은 이들에게
잘 지내고 있니, 안부를 묻는 짧은 말에 선뜻 답하기 어려운 것은 그냥 숨을 쉬고 살아 있을 뿐, 잘 지내는 것은 아니라 느끼기 때문이다. 갱년기라는 깊은 늪에서 허후적대던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진정성을 오해하기에 이른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고자 시작한 명상과 사색은 깊은 차향과 함께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한 뼘의 용기와 세 걸음의 주저함, 갱년기의 무모함을 합쳐 써내려 갔다 말하는 저자는 그 길의 끝에서 오늘의 삶을 긍정하고 용기를 내어 살아준 자신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 괜찮지 않음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진정으로 자신을 돌아볼 기회로 삼은 것이다.
수필에는 여성, 세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과 차를 공부하는 학생이자 차인으로서의 삶이 곳곳에 드러난다. 때로는 예리한 시선으로 위선과 모순을 꼬집는다. 괜찮지 않고, 외롭고, 이별에 긴 한숨 지을지라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행복을 비는 인연이 있다. 우울한 갱년기를 두 번째 청춘이라 말하며 손잡아 주는 가족이 있다.
저자는 괜찮아지길 바라며 괜찮지 않은 날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솔한 자기고백으로 손을 내민다. 다르지만 비슷한, 괜찮은 척 살아가 보는 이야기가 잔잔한 위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