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앤앵 그림책 17권. 목이 짧은 기린 ‘지피’의 이야기를 통해 왕따를 이야기를 빗대어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책으로, 모든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소중함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일깨워 준다. “나와 좀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고 그래서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가르침이 감동적인 언어로 담겨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멋진 기린 미야가 새끼를 낳고, 초원의 모든 동물들은 기뻐한다. 그런데 새끼 기린은 목이 짧았고, 동물들의 기쁨은 탄식으로 바뀌었다. 지피는 엄마 미야의 정성어린 돌봄을 받고 무럭무럭 자랐지만 초원에서 따돌림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숲 속에 사냥꾼이 와서 숲 속 기린들을 잡아가기 시작하는데...
▶ 목이 짧은 기린?
‘왕따’가 여전히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왕따’란 ‘따돌림’의 속된 말입니다. 우리 사회의 왕따는 ‘집단 따돌림’이 되어 더욱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유명 아이돌 그룹 안에서의 왕따가 이슈가 되었습니다. 키가 작다, 뚱뚱하다, 피부색이 다르다, 공부를 못한다, 장애가 있다 등등 많은 것들이 왕따의 원인이 됩니다. 과연 이게 옳은 일일까요?
맹앤앵의 열일곱 번째 그림책 《목 짧은 기린 지피》는 우리 아이가 당하거나, 우리 아이가 할 수도 있는 왕따를 동물의 세계에 빗댄 이야기입니다. 목이 짧은 기린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바로 목이 짧은 기린 ‘지피’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멋진 기린 미야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초원의 모든 동물들이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새끼 기린은 목이 짧았습니다.
“이건 초원의 신, 아니 악마가 내린 저주야.”
“이 초원에서 목 짧은 기린은 살아남을 수가 없잖아.”
“높은 데 있는 풀은 어떻게 뜯어먹어?”
“멀리서 적이 오는 건 어떻게 보지?”
동물들의 기쁨은 탄식으로 바뀌었지요. 지피는 엄마 미야의 정성어린 돌봄을 받고 무럭무럭 자랐지만 초원에서 따돌림을 받았어요.
“너는 목이 짧아서 싫어. 저리 가!”
“우리 엄마가 너하곤 놀지 말래. 우리하곤 다르대.”
“너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그런 지피를 볼 때마다 엄마 기린 미야의 마음은 너무 아팠어요. 하지만 미야는 지피를 믿어요.
“지피야. 네가 목이 짧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초원의 신에게도 생각이 있을 거야. 네가 이렇게 태어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단다.”
그렇지요. 미야의 말대로 세상에 태어난 모든 것들은 다 나름의 역할과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생물도 자기가 할 역할을 다하며 충실하게 삽니다. 하찮게 여기는 지렁이도 이 세상엔 꼭 필요한 존재이니까요.
맹앤앵 그림책 《목 짧은 기린 지피》는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모든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소중함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입니다.
▶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는 눈
스티븐 호킹을 아시나요? 스물한 살 때부터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아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위대한 물리학자입니다. 그의 머릿속에서 우주의 비밀이 하나하나 벗겨지고 있습니다.
헬렌 켈러를 아시나요? 그녀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중복 장애인이었지만 훌륭한 작가이자 교육자로 살다 갔습니다. 헬렌 켈러는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인종 차별 철폐와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싸운 운동가이기도 합니다.
로자 파크스를 아시나요? 1950년 대 미국에서는 백인과 흑인이 버스나 공원 벤치에 같이 앉을 수 없었습니다. 버스에도 흑인 칸과 백인 전용 칸이 따로 있었습니다. 흑인 전용 칸인 뒷좌석이 만석이 되어 백인 칸인 앞좌석에 앉은 로자 파크스는 흑인 칸으로 옮기라는 기사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결국 기사의 고발로 로자 파크스는 체포됩니다. 하지만 로자 파크스로 인해 흑백 차별 철폐 운동은 불같이 일어났고, 흑인의 인권과 자유를 찾기 위한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깁니다.
스티븐 호킹, 헬렌 켈러, 로자 파크스는 우리와 다릅니다.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스티븐 호킹, 듣지도 보지도 못한 헬렌 켈러, 피부색이 검은 로자 파크스, 이들은 모두 우리와 다른 작은 차이가 있지만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와 다르지만 각자 다른 장점을 활용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르지만 틀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찾아볼까요? 공부를 좀 못하는 아이, 엄마가 외국인이 아이,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아이, 키가 작은 아이, 말을 더듬는 아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와 다른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혹 나와 다르다고 구박하거나 따돌린 적은 없나요? 친구의 약점을 지적하며 놀린 적은 없나요?
그림책 《목 짧은 기린 지피》에는 “코없는 코끼리, 날씬한 하마, 부리 없는 새, 느림보 치타, 꼬리 없는 악어, 무늬 없는 얼룩말”과 목이 짧은 기린 지피가 다른 동물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숲 속에 사냥꾼이 와서 숲 속 기린들을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린들은 사냥꾼이 어떻게 동물들을 잡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목이 짧은 지피가 사냥꾼을 발견하고 잡습니다. 모두가 목이 짧다고 놀리기만 한 지피의 짧은 목 때문에 숲에 평화가 왔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사냥꾼으로부터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준 지피가 너무나 고맙습니다. 모두가 지피를 놀리고 따돌린 것을 후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두 깨닫게 됩니다. 지피가 비록 다른 기린들과는 다르지만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 지피의 다른 점― 짧은 목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숲 속의 모든 동물들은 소중한 것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림책 《목 짧은 기린 지피》를 읽으면 서로 어울려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지 알 수 있습니다. 친구의 못난 점을 들어 따돌리지 않는 고운 심성이 모두의 행복을 만든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