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버린 손톱을 쥐가 먹어버리는 바람에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생겨나 한바탕 소동을 벌인 옛이야기를 빌어온 동화. 몇군데나 되는 학원을 다니는데에 지친 수일이에게 강아지 덕실이는 손톱을 먹이면 똑같은 사람을 만들 수 있다고 일러준다. 며칠 안 남은 방학에 실컷 놀고 싶어진 수일이는 어느 날 쥐가 많이 산다고 알려진 빈집을 찾아간다.
놀랍게도 수일이의 손톱을 먹은 쥐는 정말 수일이와 똑같은 모습을 한 아이로 변한다. 수일이는 가짜 수일이에게 학원가는 것을 맡기고 신나게 놀러 다닌다. 그러나 가짜 수일이가 쥐로 돌아가고 싶다고 징징거리던 것도 잠깐, 가짜 수일이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좋다며 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한다. 옛이야기대로 고양이를 데려와 봐도 소용이 없고, 어른들도 누구 하나 믿어주지 않자 수일이는 곤란한 지경에 빠진다.
방학이면 어른들 등쌀에 밀려 마음껏 한 번 놀아보지도 못하는 아이들의 고민이 옛이야기와 절묘하게 결합되었다. 아이들의 고민을 제대로 짚으면서 그것을 옛이야기로 풀어내는 논리가 억지스럽지 않아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 덕에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야한다는 오래된 교훈이 전혀 진부하지 않게 다가온다. - 이예린(200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