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는 정말 똑바로 앉아 수업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원숭이가 자꾸 장난을 걸었다. 그래서 원숭이에게 저리 비키라고 소리쳤는데, 선생님은 진우를 혼낸다. 진우는 정말 가만히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복도에 공룡이 쿵쿵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룡 좀 보라고 윤이를 끌어당겼는데, 선생님은 진우한테 노란 스티커를 줬다.
돼지 괴물이 쏘아 대는 잔소리 총알을 이리저리 피했을 뿐인데, 단짝 친구 서연이를 괴롭히는 투명 인간을 혼내 주었을 뿐인데, 선생님도 엄마 아빠도 진우를 보며 고개를 가로젓고 한숨을 쉬었다. 진우는 아무도 자기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 몹시 속상해진다. 어른들은 왜 한숨을 쉬는 걸까? 진우는 정말 나쁜 아이일까?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는 산만한 아이, 사고뭉치, 말 안 듣는 아이로 여겨지는 진우의 이야기를 통해 ADHD를 가진 아이들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넌 나쁜 아이가 아니라고,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해 준다.
칫, 내 맘 몰라. 아무도….
난 정말 똑바로 앉고 싶었어.
근데 원숭이가 자꾸 장난을 걸잖아.
난 정말 가만히 있고 싶었어.
근데 공룡이 지나가지 뭐야.
난 정말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어.
근데 너무 어려운걸.
칫, 내 맘 몰라. 아무도….
칫, 내 맘 몰라. 아무도….
진우는 정말 똑바로 앉아 수업을 듣고 싶었어요. 그런데 원숭이가 자꾸 장난을 걸어요. 그래서 원숭이에게 저리 비키라고 소리쳤는데, 선생님은 진우를 혼내요. 진우는 정말 가만히 있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복도에 공룡이 쿵쿵 지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공룡 좀 보라고 윤이를 끌어당겼는데, 선생님은 진우한테 노란 스티커를 줘요. 돼지 괴물이 쏘아 대는 잔소리 총알을 이리저리 피했을 뿐인데, 단짝 친구 서연이를 괴롭히는 투명 인간을 혼내 주었을 뿐인데, 선생님도 엄마 아빠도 진우를 보며 고개를 가로젓고 한숨을 쉬어요. 진우는 아무도 자기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 몹시 속상해집니다. 어른들은 왜 한숨을 쉬는 걸까요? 진우는 정말 나쁜 아이일까요?
ADHD 아동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림책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는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장애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활동이 지나치게 심하며 충동성을 보이곤 합니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걸핏하면 사고를 저지르고 본의 아니게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어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따돌림 당하기 일쑤입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이죠. 이 책의 주인공 진우처럼요.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는 산만한 아이, 사고뭉치, 말 안 듣는 아이로 여겨지는 진우의 이야기를 통해 ADHD를 가진 아이들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넌 나쁜 아이가 아니라고,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해 주지요. 다른 사람보다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통제하고 억압하는 대신, 따뜻하게 위로하고 넘치는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면, 과다행동은 열정으로 주의산만은 창의력으로 충동성은 모험심으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에디에치디? 그거 나쁜 거죠?”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 조금 다른 거지 .”
―본문 중에서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오승민이 오랜만에 내놓은 창작 그림책
이 책을 지은 오승민 작가는 일찍이 2004년 ‘한국 안데르센 그림자상’과 ‘국제 노마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2007년 BIB(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와 2009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바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교과서와 각종 추천도서를 비롯한 수많은 책에서 그의 이름을 쉽게 볼 수 있다 보니 당연히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도 꽤 여러 권 있을 것만 같지만,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이 어쩐지 쉽지 않았다는 작가는, 그러나 오랜만에 선보이는 창작 그림책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로 그가 훌륭한 일러스트레이터일 뿐 아니라 대단한 그림책 작가임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쉽게 전달할 뿐 아니라, 절제된 색감과 유려한 연출로 이야기에 힘을 실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죠. 오랜만에 창작 그림책 작가로 다시 돌아온 오승민이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보통의 세계에 어울리지 못하는 ‘특별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만든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