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날이면 하늘을 날며 땅과 하늘과 바다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는 한 아이의 이야기다. 아이는 아파트에서 쏟아져 나온 물고기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 고양이와 새들과도 춤을 춘다. 아이는 점점 더 높이, 점점 더 멀리 날며 울적한 마음을 시원하게 날려 버리고 무사히 땅으로 내려온다.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신기하기만 하다. 아이에게 그 어떤 초능력이라도 생긴 걸까? 김혜란 작가는 시원하면서도 묵직한 파랑과 따뜻하면서도 강렬한 주황 빛깔로 환상의 세계를 빚어내어 여러분을 초대한다.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
울고 싶은 마음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기묘한 연출로 표현한 그림책
속이 뻥 뚫릴 만큼 하늘을 나는 오묘한 이야기
고양이라면 사과를, 물고기라면 용서를, 새라면 화해를
그림책향 시리즈 스물두 번째 그림책 『나는 나는 나는』은 울고 싶은 날이면 하늘을 날며 땅과 하늘과 바다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는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아파트에서 쏟아져 나온 물고기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 고양이와 새들과도 춤을 춥니다. 아이는 점점 더 높이, 점점 더 멀리 날며 울적한 마음을 시원하게 날려 버리고 무사히 땅으로 내려옵니다.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이에게 그 어떤 초능력이라도 생긴 걸까요? 김혜란 작가는 시원하면서도 묵직한 파랑과 따뜻하면서도 강렬한 주황 빛깔로 환상의 세계를 빚어내어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셔서 속이 뻥 뚫리는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괜찮아, 하늘을 날면 돼!
아이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아파트 숲길을 걷습니다. 뭔가 단단히 화가 난 듯합니다. 아파트 창문들도 아이의 마음을 아는지 가로 줄이 뚜렷한 블라인드를 무겁게 내렸습니다. 그 앞에 선 나무는 무슨 일이든 저지를 것 같은 검은 고양이를 가득 품었습니다. 벌건 대낮에 꼭 무서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이 분위기는 뭘까요?
울고 싶은 날이야.
그랬군요. 아이의 이 말 한 마디가 모든 걸 말해 주는 듯합니다. 아이는 뭔가 불만스러운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화가 났어요. 그래서 울고 싶은 것이지요.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일까요? 다음 장면을 넘겨 봅니다. 갑자기 배경이 모두 사라지고 아이만 남았습니다. 아이의 자세가 좀 이상합니다. 참 엉거주춤하지요? 무슨 일일까요? 갑자기 무서운 누군가를 만났을까요? 아니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 것일까요?
괜찮아. 그런 날은 하늘을 날면 돼.
이게 무슨 말일까요? 하늘을 날면 된다니? 이 아이한테는 하늘을 나는 초능력이라도 있다는 말일까요? 영화 ‘슈퍼맨’을 보면 클라크가 아무도 없는 자동문에서 슈퍼맨 옷으로 갈아입고 하늘을 날 듯, 이 아이도 혼자 있는 곳에서 초능력을 발휘하려고 저러는 것일까요? 그러나 저러나 다행이긴 합니다. 이 아이는 울적함을 달래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 그 비결을 볼 차례입니다.
하늘에서 만나는 바람, 물고기, 고양이, 새들의 노래
이어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아이가 날아올라요.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 아파트 창문의 블라인드가 출렁거려요. 사실 블라인드인지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창문 같아요. 땅이 기울더니 창문은 바닷물이 되어 쏟아져 내려요. 아파트 창문 때문에 헤엄치지 못했던 물고기들도 쏟아져 나와요. 도저히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광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가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지 그 비결은 아직 알지 못하지요.
이제 아이는 하늘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즐깁니다. 바람과 함께 장난치며 놀기도 하고, 작은 파도와 큰 파도를 만들어 내는 물고기들과 놀기도 합니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르며 마음껏 자유를 누립니다. 아파트 창문에서 쏟아져 나온 물고기들도, 나무에 숨었던 고양이들도 마음껏 하늘을 납니다.
그런데 잘 보면 그냥 노는 것만은 아니네요. 잘 노는 줄만 알았던 고양이가 욕심을 부립니다. 아이와 신나게 놀던 물고기 가운데 한 마리를 덥석 움켜쥐고 말지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가 뒤로 물러나면서 고양이를 말립니다. 그러자 고양이가 나무에 부딪치며 움켜쥐었던 물고기를 놓치고 말지요. 그 때문이었는지 나뭇잎도 새가 되어 날아오릅니다. 다행히 눈 뜨고는 못 볼 끔찍한 일이 멈추고, 다시 아이와 물고기들의 비행이 펼쳐집니다.
고양이라면 사과를, 물고기라면 용서를, 새라면 화해를
조금 뒤, 새들이 물고기를 잡았던 고양이를 데려옵니다. 그러더니 물고기들과 화해를 하라 하네요. 고양이는 미안하다며 물고기에게 사과를 합니다. 꼬인 일이 풀렸습니다. 이제 아이와 고양이, 물고기, 새들은 걱정 없이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아이는 더 높이 더 멀리 날며 저 높은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상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닿을 수 없나 봅니다. 너무 높이 날아서 그런지 어지럽기까지 합니다.
문득, 혹시 이 아이는 고양이와 물고기 사이에서 일어난 일에 빗대어 자신을 울적하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를 우리한테 넌지시 얘기해 준 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심지어 어떻게 하면 자기 마음이 시원하게 풀릴지도 암시해 주는 듯합니다. 고양이가 물고기에게 잘못을 사과했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이는 고양이, 물고기 가운데 누구였을까요? 이 둘도 아니라면 혹시 ‘새’이기를 바랐을까요?
뭐가 되었든 아이는 울적한 마음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가 고양이라면 사과를, 물고기라면 용서를, 새라면 화해를 이끌었다면 일이 잘 풀렸겠지요. 하지만 뭔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기에 울고 싶은 마음을 안은 채 자기만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을 것입니다.
아이는 이제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고양이와 물고기, 새 들뿐만 아니라 아파트와 출렁출렁 바닷물도 다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갑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아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 아이는 울고 싶은 마음을 훌훌 털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래요,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았으니까요.
자, 우리의 마지막 숙제!
도대체 아이는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