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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언론사가 먼저 알아본 ‘진짜 멋진’ 할아버지들이 온다!
“아이가 존재하는 한 장난감은 계속 필요할 테니까
계속해서 장난감을 고쳐 선물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13년 차 ‘키니스 장난감 병원’ 이야기
인천시 미추홀구의 어느 지하시민상가에는 할아버지들이 운영하는 작은 선물가게가 하나 있다. 대학교수, 고등학교 선생님, 연구원, 회사원 등 초등학생 장래희망처럼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다 이제는 생업을 은퇴한 할아버지 ‘장난감 박사’님들이 모여 있는 ‘키니스 장난감 병원’이다.
‘입원 치료’ 의뢰를 받아 아이들의 장난감을 되살려 동심까지 선물해주는 이곳은 2011년에 설립되어 어느덧 13년 차가 된 비영리 봉사 단체이자 국내 최초의 장난감 병원이다. 평균 나이 75세, 열두 명의 할아버지들이 구성진 트로트 가락 대신 뿅뿅 다채로운 효과음과 동요 노랫말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36년간 공학교수로 살아온 김종일 이사장은 은퇴 후 몇몇 동료들과 함께 장난감을 고쳐주는 장난감 병원을 설립했다. 그저 ‘봉사하는 여생’을 위해 65세에 멋모르고 시작한 병원 일은 좌충우돌 그 자체였다. 나뭇가지, 돌멩이, 풀잎을 장난감 삼아 놀던 할아버지들에게 전기로 움직이는 요즘 장난감들은 그야말로 ‘신세계’였기 때문이다.
매일 20-30건씩 밀려들어오는 치료 의뢰에 어느새 봉사보다는 ‘노동’에 가까운 업무가 되어버렸지만,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아이들의 말 한마디면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는 박사님들은 이내 장난감의 세계에 “정이 들어버렸다”고 말한다. 도서 『할아버지의 장난감 선물가게』는 그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장난감의 세계를 탐험하며 만난 장난감 박사님들의 속 깊은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다.
별로 한 것도 없이
큰 선물 해주는 기분을 느낍니다
장난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큰 틀에서 보면 대체로 ‘장난감이 망가져 수리하려는 보호자’겠지만, 장난감마다 그 주인인 아이들의 각종 사연이 담겨 있다. “인형의 코가 떨어져 이불까지 덮어주며 재웠지만 고쳐지지 않았다”는 아이부터 “걸음마 보조기가 망가져도 애착심에 버리지 못한다”는 아이, “자기가 몰던 자동차에 치여 강아지 팔이 부러졌다”는 아이 그리고 “공연장에서 신나게 응원봉을 흔들다 전선을 끊어먹었다”는 다 큰 ‘어린 이’까지. 수백 가지 장난감 속에서는 수백 가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고장났거나 주인을 잃어 홀로 남겨질 뻔한 그 이야기들은 저자들의 손을 만나 또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갖는 자기 소유의 애착물이니 그 의미가 상당히 큽니다. 그러니 장난감 수리는 아이들에게 단순 수리를 넘어 소중한 친구를 되찾는 일입니다.” - 26쪽
대체로 손재주가 좋거나 공학도였던 저자들은 장난감을 고쳐냈을 때의 성취감이 병원 일에서 얻는 부수적인 보상이리라 생각했지만, 진정한 기쁨은 따로 있음을 곧 깨달았다. “어르신들, 당 충전 하세요” 하며 보내오는 초콜릿 과자와 “감사합니다”라고 삐뚤빼뚤하게 쓰인 인사말을 마주할 때면 벅찬 감정이 찾아온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물론 모두가 선의를 선의로 돌려주지는 않는다. 종종 치료해내지 못한 장난감을 보호자에게 돌려줄 때면 “환자를 보냈더니 죽여서 보내셨네요”라는 날선 말들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들이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좋은 일 한다’라는 생각을 넘어 ‘좋아하는 일 한다’는 마음이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큰 대의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두번째 일을 찾았을 뿐이고, 그 일이 노년의 인생에 절절한 생동감을 주었기에 그들은 ‘좋아하는 좋은 일’을 열심히 할 뿐이라는 것.
평생에 걸쳐 일하던 책상을 떠나, 누군가에게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또다른 책상 앞으로 가 앉은 시니어들의 이야기는 ‘진짜 멋진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른으로서 아이를 대하는 자세,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 일하는 성실한 열정이 고루 담긴 도서 『할아버지의 장난감 선물가게』는 독자들에게 장난감처럼 다채로운 감정을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