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자랑스럽게 그라운드에 오르는 야구 선수가 있다.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고 경기장에서는 빛이 날 만큼 행복함을 느끼는 선수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그라운드에 보이지 않는다. 매우 중요한 경기인데도. 사람들의 함성과 응원 소리도 이어지지만 벤치에만 있다. 그래도 이 선수,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야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야구 선수다”라고. 책고래마을 마흔아홉 번째 이야기 《대주자》는 경기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어쩌면 경기 내내 볼 수 없는 ‘대주자’의 이야기다.
나는야,
가장 행복한 야구 선수!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던
그라운드 밖 선수의 이야기
초록빛 너른 그라운드에 커다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 하얀 선이 인상적인 야구는 포지션이 분명한 경기입니다. 포수, 투수, 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이렇게 선수 열 명이 각자의 위치에 서서 경기를 이끌어 갑니다. 그런데 벤치에 숨어 있는 포지션도 있습니다. 그들은 그라운드에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선수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대신하여 나올 교체 선수들입니다. 그중에 ‘대주자’가 있습니다. 대주자는 출루해 있는 주자를 대신하여 뛰는 선수입니다.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비밀 요원 같은 대주자!
대주자는 감독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벤치를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힘이 떨어진 투수를 대신하여 들어가는 ‘구원투수’나 결정적인 순간에 힘 있게 배트를 휘두르기 위해 나가는 ‘대타’와는 달리, 교체되더라도 크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공을 주고받는 게 아닌, 오로지 달리기만 하면 되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주자는 마치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비밀 요원 같습니다. 경기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단 한 점을 위해, 홈베이스를 밟으라는 임무를 받고 오직 달리기로만 승부를 거니까요. 묵묵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기다린 대주자는 과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야구 선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야구 선수 《대주자》의 주인공을 만나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