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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려

[꿈북 추천도서]

잠깐만 기다려

17,000 원
  • 저자 : 차은실
  • 출판사 : 향
  • 출간일 : 2022년 04월 11일
  • ISBN : 9791191886092
  • 제본정보 : 양장본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요?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지루한가요?
무언가를 일찌감치 깨닫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요?
한 번쯤 기다려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상호작용 이야기
연극과 영화 연출처럼 펼쳐지는 성장 이야기의 세계!

그림책향 시리즈 스물다섯 번째 그림책 『잠깐만 기다려』는 차은실 작가의 전작인 『무슨 일이지?』와 『집을 지었어』의 주제를 잇는 성장 이야기입니다. 첫 그림책 『무슨 일이지?』가 혼자 헤쳐 나가는 삶을 응원하는 성장 이야기라면, 두 번째 그림책인 『집을 지었어』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우리가 지녀야 할 예민함을 다룬 성장 이야기입니다. 이제 세 번째 그림책 『잠깐만 기다려』는 누군가와 서로 소통할 때 믿음과 안정을 주는 상호작용이 왜 필요한지를 ‘기다림’이라는 소재로 펼쳐 보입니다.

한 아이가 방바닥에서 얼룩 같기도 하고, 구멍 같기도 한 빨간 점을 하나 찾아냅니다. 그러자 이게 뭘까 싶어 엄마를 부르지요. 엄마는 열까지만 세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네요. 아이는 열을 세며 요리조리 빨간 점을 들여다봅니다. 그 사이, 또 다른 기다림의 세계가 아이 곁으로 다가옵니다. 아이는 망설임 없이 쏙 하고 그 세계에 발을 들입니다. “같이 기다릴까?”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요?

얼룩 같기도 하고, 구멍 같기도 한 빨간 점 하나. 이게 뭐지? 아이는 궁금합니다. 그래서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는 바삐 해야 할 일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열만 세면 갈 거라며 다짐도 해두지요. 아이는 갑자기 눈에 띈 빨간 점이 신기했나 봅니다. 어른들한테는 아무 쓸모없어 보이는 것도, 아이들한테는 괜한 것이 아닙니다. 아니, 아이든 어른이든 낯선 현상이나 물건을 만나면 한 번쯤 눈길을 멈추곤 하지요. 빨간 점은 그저 얼룩이었을 수도 있어요. 그냥 왜 이런 게 묻었는지 묻고 싶어 엄마를 불렀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아이가 기다리는 사이, 이 얼룩은 아이의 상상과 맞물려 새로운 세계를 불러냅니다. 기다림이 즐거운 건,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요?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관계도 없던 무엇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 내 호기심을 마구마구 흔들어 놓을 때!

바로 그 시간, 아이한테는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맨 처음 아이가 본 건 빨간 얼룩이었지만, 이제 그 덕분에 아이는 스스로 만든 상상의 세계를 탐험합니다. 그 상상의 세계에서 아이는 여러 인물을 만나지요. 낚시를 하는 곰, 책을 읽는 아저씨, 왕관을 쓴 아가씨, 개구리, 펭귄, 바이올린을 든 삼촌 같은 이들이 무언가를 기다리지요. 아이도 이들과 함께 기분 좋게 엄마를 기다립니다.

맨 처음 자리를 뜨는 개구리. 기다리던 비가 왔다며 마중 나온 개구리들과 함께 폴짝 뛰어갑니다. 그다음 차례는 책을 읽던 아저씨. 일찍 와줘서 고맙다며 스쿠터를 타고 온 아줌마와 함께 씽 하고 달려갑니다. 왕관을 쓴 아가씨는 파티에 늦었는지 일곱 아이들과 함께 서둘러 떠나고, 바이올린 삼촌도 춤을 추러 온 사람들과 함께 바이올린을 켭니다. 펭귄은 기다리다 지쳐 혼자 떠납니다. 이런 말을 남기고서 말이지요.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 내가 만나러 갈 거야.”
드디어 아이는 열을 다 셉니다. 그러더니 힘차게 엄마를 부르지요.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지루한가요?

기다리는 즐거움이 지루함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무엇을 기다리느냐에 따라 그 시간은 무척 짧기도 하고 매우 길기도 하지요. 아이는 어땠을까요? 다시 그림책으로 들어가 볼까요? 아이의 부름에 엄마는 대답합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

이 놀라운 상황을 그림은 더욱 잘 표현해 줍니다. 낚시를 하던 곰의 머리가 뒤로 꺾이고, 낚싯줄은 갈 곳 몰라 출렁입니다. 아이는 마치 강한 바람을 맞은 듯 빈 하늘로 날아갑니다. 정신을 차린 곰이 아이를 낚아채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지요.

아이는 엄마의 말에 왜 그렇게 큰 충격을 받았을까요? 그다지 충격 받을 일도 아닌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아이 편에서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엄마가 아이한테서 번 시간은 ‘열’이라는 수만큼이었지요. 바꿔 말하면, 아이가 엄마의 대답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도 ‘열’이었어요. 그 ‘열’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는 즐겁고 무한한 상상을 펼쳤습니다. 엄마도 하던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지요.

엄마는 ‘열’이라는 약속을 조금 쉽게 생각한 듯합니다. 마치 ‘열’이 열 개라도 되는 것처럼. 하지만 아이한테 ‘열’은 ‘열’일 뿐, 조금만 더 기다리는 열은 아이 마음속에 자리하지 않습니다. 열이 끝난 뒤부터는 기다림의 고통이 자리할 뿐이지요. 상상 속에 있던 사람들은 다 제자리를 찾는데, 아이 혼자만 그 세계에 남겨진다면 어떨까요? 마치 공기가 없는 화성에 홀로 버려진 느낌은 아닐까요?

어린 아이일수록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짧습니다. 그래서 양육자는 ‘잠깐만’이라는 말 대신 ‘열’까지만 세라는 말을 아이한테 해주고, 왜 기다려야 하는지 그 까닭도 말해줘야 합니다. 양육자는 아이한테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 사람입니다. 믿음과 안정감은 아이를 보호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하고, 살아가면서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합니다.

무언가를 일찌감치 깨닫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요?

이제 이야기는 알 듯 모를 듯한 흐름 속으로 빠져듭니다.
잠깐만 기다리라는 엄마의 말에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아이한테, 아니 그 옆에서 낚시질하던 곰한테 커다란 일이 일어납니다. 드디어 낚시 구멍에서 뭔가가 잡혔다는 신호가 온 것이지요. 그런데 하필 그와 함께 또 다른 일이 하나 더 일어납니다.

“많이 기다렸지?”

누구의 말일까요? 아이는 그 말에 대답할 틈도 없이 곰과 함께 낚시 구멍 속으로 빠져버립니다. 겨우 코딱지만 하던 구멍은 어느새 곰과 아이가 들어갈 만큼 커진 채였습니다. 엄마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서둘러 달려오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아이의 말은 뒤집힌 채로 구멍에서 새어 나옵니다.

“엄마! 잠깐만요!”

앞으로 엄마한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엄마는 아이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연극과 영화 연출처럼 펼쳐지는 성장 이야기의 세계

‘잠깐만’이라는 말은 매우 독특합니다. 때로는 기분 좋은 말로, 때로는 언짢은 말로 들리기도 하니까요. 차은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연출을 펼치며 ‘잠깐만’을 이야기합니다.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은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기도 하고,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시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부리면서 말이지요.

이러한 은유와 이미지 때문에 작가가 하려는 말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문학과 예술이 살아 있는 창작 그림책입니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의 어린 날로 돌아가서 천천히 펼쳐보길 추천합니다. 이 책의 독자가 어린이라면 이런 안내는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어른보다 쉽게 알고 더 멋진 상상의 세계를 펼칠 테니까요.

다시 책으로 돌아가 봅니다.
만약 곰이 아이 곁에 없었다면, 곰이 아이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곰이 물고기를 낚지 않았다면, 그 물고기가 너무 작아서 아이와 곰이 물속으로 빠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엄마는 아이 마음속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나저나 구멍에 빠진 곰과 아이는 엄마가 ‘열’을 세며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할까요?
구멍 속 세상에서 너무 오래 있다 나오지 않았으면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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