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를 잡으려고 팔을 뻗어 온 동네를 한 바퀴 도는 팔이 긴 사람과,
모기를 어떻게 잡을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펼치는 독자의 호기심 놀이!
특이하지만, 평범하고 소심하고 따뜻한 긴 팔의 마음을 느껴 보세요!
표지에 붙어 있는 팔을 펼치는 즐거움은 덤으로 드려요!
내가 만약 팔이 정말정말 긴 사람이라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혹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나요? 그림책향 시리즈 다섯 번째 그림책 《팔이 긴 사람이 있었습니다》는 이런 생각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 수밖에 없는 그림책입니다.
어느 날, 팔이 긴 사람 얼굴에 모기가 날아왔습니다. 팔이 긴 사람은 팔을 쭉쭉 뻗어 모기를 잡으려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온 동네를 한 바퀴 돌 모양이에요. 과연 긴 팔은 얼굴에 붙은 모기를 잡을 수 있을까요? 그럼 이제 우리도 긴 팔을 따라가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나서 보아요.
긴 팔이 동네 나들이를 떠나요!
이 책에 나오는 사람은 팔이 정말정말 길어요. 팔이 긴 사람은 팔을 쭈욱 뻗었습니다. 그랬더니 기다란 팔은 방을 지나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갑니다. 위층 고양이도 아래층 청년도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를 돌리네요.
앗, 긴 팔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육교를 만났어요. 하지만 걱정 없어요. 긴 팔은 계단처럼 모양을 바꿔 오르락내리락 잘도 나아갑니다. 방금 뭐가 지나간 거지? 육교를 지나던 사람들은 난리가 난 듯 어쩔 줄 모르네요.
이번에는 긴 팔이 목욕탕에 불쑥 들어갑니다. 어머, 부끄러워라. 여기는 왜 들어왔나요? 긴 팔은 길을 잘못 찾은 줄 알았는지 ‘슈웅’ 하며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이럴 때는 팔에 눈이 안 달렸다는 게 참 다행이에요.
‘끼익!’ 이번에는 잠자던 개를 건드릴 뻔했어요. 살금살금 지나갑니다. 강아지들은 처음 보는 팔이 신기한지 가까이 다가와서 냄새도 맡고, 볼도 비벼 봅니다.
긴 팔은 아직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듯해요. 긴 팔은 언제까지 쭉쭉 뻗어 갈까요? 그리고 어떤 일들을 벌이며 우리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까요?
소심하고 따뜻한 긴 팔의 마음을 만나요.
긴 팔은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닙니다. 그렇게 여행에 여행을 되풀이하다 마침내 자신의 얼굴에 붙은 모기와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책장을 넘기는 사이에 긴 팔이 모기를 잡으려 했는지, 아니면 한가하게 동네 나들이를 하려 했는지 헷갈리고 맙니다.
처음에 우리는 팔이 긴 사람은 모기를 어떻게 잡을까 하고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다가 동네 나들이를 하는 팔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긴 팔이 지나가는 곳에 눈길을 멈춥니다. 함께 놀고, 함께 살펴보고, 함께 돕습니다. 그렇게 함께 여행하다 마침내 팔이 긴 사람의 얼굴이 있는 곳까지 다다릅니다.
긴 팔과 함께 여행했을 뿐인데, 우리는 그 사람의 성격과 마음까지 알아챕니다. 육교의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개구쟁이 아이 같은 마음을, 목욕탕을 지날 때는 잘못을 알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함께 느낍니다. 잠자는 개를 만났을 때는 소심한 마음을, 개미를 만났을 때는 혹시나 길을 막진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워하는 마음을, 할머니를 만났을 때는 기꺼이 도우려는 마음씨를 함께 느끼지요. 그러니까 이 그림책은 그저 긴 팔이 달린 신기한 사람을 그려놓고 호기심만 자극하는 책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특이하지만 평범하고 소심하고 따뜻한 어떤 사람의 하루를 느긋하게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의 매력에 푹 빠졌다면 여러분은 벌써 팔이 긴 사람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팔이 긴 사람의 동네 나들이에는 마지막 반전이 있습니다. 이 반전과 만나는 순간, 여러분은 정말 팔이 긴 사람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알려달라고요? 아니아니, 여기서 다 말해 버리면 재미없다는 건 여러분이 더 잘 아실 텐데요? 여러분 스스로 책장을 넘기면서 반전을 발견하는 기쁨을 드릴게요.
그 대신 문제 하나 나갑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틀림없이 맞힐 수 있을 거예요.
문제: 팔이 긴 사람의 팔은 얼마나 길까요? (열쇳말: 팔은 잘려 있지 않다.)
마지막 장에서 기분 좋게 웃는 팔이 긴 사람처럼,
이 그림책 한 권이 오늘 하루를 따뜻한 웃음으로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