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먹은 대로 현실을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는 참 괴롭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찬가지이지요. 그래서 꾸물꾸물 일을 미루기도 하고, 미적미적하면서 게으름을 피우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늦어지고 야단을 맞고… 더 하기가 싫어지기도 하지요.
주인공 건이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학교 가는 것’이랍니다. 학교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져요. 실제로 물리적 거리가 먼 것이 아니라 가기 싫은 마음의 거리이지요. 그래서 매일 아침 지각을 합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도 만만치 않아요. 특히 수학 시간만 되면 숫자만 봐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요. 눈앞이 캄캄해지려는 순간,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법 가위!’
건이는 마법 가위로 그동안 자신을 괴롭게 했던 것들을 하나씩 바꿔 나가기 시작합니다. 늘 지각대장을 만드는 시계부터 싹둑 자르고, 종이에 그린 친구 몬스터를 싹둑 잘라 교문으로 만들고, 심심하고 지루했던 교실의 물건들을 싹둑싹둑 자르지요. 마법 가위가 움직일 때마다 학교의 풍경이 달라집니다. 계단에는 커다란 미끄럼틀이 놓이고, 시계바늘은 커다란 놀이기구로 변하지요. 아이들은 왁자지껄 신나게 학교 이곳저곳을 뛰어다닙니다. 학교는 순식간에 넓은 놀이터가 되지요.
한참 신나게 노는데 엄마 목소리가 들립니다. “건아, 학교 가야지.”라고 말이에요. 건이는 힘차게 대답을 하고는 얼른 책가방을 챙깁니다. 물론 마법 가위도 빠뜨리지 않았고요.
어른들에게는 웃음을,
아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우리 모두를 위한 기분 좋은 선물, 《마법 가위》
무채색이었던 그림은 이야기 전개에 따라 조금씩 색을 찾아갑니다. 건이가 학교에 들어서는 첫 장면에서는 잔뜩 구름이 낀 것처럼 회색톤이지만 마법 가위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지요. 보일 듯 말 듯 들어가던 색이 점차 진해지고 힘을 얻습니다. 마지막에 다다르면 건이와 아이들이 모두 본래의 활기찬 색을 되찾지요. 마치 건이의 마음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색의 변화는 이야기와 어울려 독특한 재미와 감동을 전합니다.
아이들은 가끔 엉뚱한 상상으로 어른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마법 가위》 역시 흥미진진한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가위가 있다면? 싹둑싹둑 잘라서 생각대로 바꿀 수 있다면?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천진한 상상으로 이야기를 빚어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됩니다. 학교 가기 싫은 아이와 아침마다 실랑이를 벌인 기억이 있다면, 인상부터 찌푸리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 보면 어떨까요? 혹시 여러분 가방에도 이런 마법 가위 하나쯤 감춰 두고 있지 않나요? 책고래마을 열한 번째 이야기 《마법 가위》는 우리 모두를 위한 도깨비방망이랍니다.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2017년 아침독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