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라고? 야, 덤벼!”
“아자자자자자! 으라차차차차!”
어른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아이들은 종종 심심해하곤 합니다.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놀아줄 친구나 언니, 오빠가 없다면 여간 지루한 것이 아니지요. 《덤벼!》 속 아이도 그런 처지였습니다. 외갓집에 놀러갔는데, 엄마는 할머니와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입을 쩍 벌리고 하품을 하던 아이가 결국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마당에는 할머니네 집 개 몽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몽구는 잠보였어요. 아이가 아무리 꼬리를 잡고 흔들어도 꿈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어디서 시끌시끌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는 얼른 옆집 대문을 들여다봤어요. 그러자 무지무지 사나운 개가 “멍! 멍!” 짖으며 뛰쳐나왔습니다. 헐레벌떡 도망을 치는데 아뿔싸 그만 똥을 밟고 넘어져버렸어요. 아이는 속상한 마음에 똥 묻은 신발을 풀밭에 힘껏 문질렀어요. 발소리에 놀라 방아깨비가 폴짝 뛰어올랐지요. 가만 보니 풀밭에 다른 곤충들도 많았어요. 아이는 반가워서 “같이 놀자!”며 다가갔어요.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모두 날아갔지요. 사마귀 한 마리만 빼고요.
사마귀는 아이를 “꼬맹이”라고 부르며 퉁을 줍니다. 아이는 약이 올라 사마귀에게 결투 신청을 했지요. ‘아자자자자자! 으라차차차차!’ 아이의 호기로운 공격에 사마귀도 ‘하라야야야 얍!’ 사마귀 권법으로 맞섭니다.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아이에게 특별한 친구를 만들어 주세요
이야기는 유쾌하게 흐릅니다. 아이가 똥을 밟고 넘어지는 장면, 발을 쓱쓱 풀밭에 문지르는 장면, 사마귀와

아이가 특이한 기합을 지르며 대결하는 장면 등 웃음을 주는 요소가 곳곳에 들어가 있지요. 여기에 그림 작가의 익살맞은 그림이 더해져 책장을 넘기는 내내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됩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들의 마음이 짐작된다는 듯, 아빠는 아이에게 “심심했지?”라고 묻습니다. 그동안 아이가 외갓집에 놀러와서는 퍽 심심해했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아들의 대답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아-뇨!”라고 힘차게 대답했거든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재미있는 놀잇감이 되고 친구가 되지요. 손바닥 만한 종이 한 장만 있어도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처음 보는 곤충, 동물과 가슴 따뜻한 우정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지요. 《덤벼!》는 우리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에 많은 시간을 빼앗깁니다. 밖에서 노는 것보다는 실내에서 놀이기구나 장난감으로 노는 데 익숙하지요. 아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을 돌볼 만큼 여유롭지 않은 탓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들이 몇 가지 놀이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공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건강한 놀이니까요.
《덤벼!》 속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특별한 친구를 만나게 해주세요. 자연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공원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고, 가까운 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요. 만나는 친구가 많아질수록 아이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2017년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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