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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북 추천도서]

달콤한 나의 도시양봉

17,500 원
  • 저자 : 최우리
  • 출판사 : 나무연필
  • 출간일 : 2020년 06월 04일
  • ISBN : 979-11-87890-16-4
  • 제본정보 : 반양장본
환경부·국가환경교육센터의 환경도서 출판 지원사업 선정작

따갑지만 달콤한 벌들과 보낸 2년,
작디작은 생명과 함께하며 배우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
“서울에서 벌을 친다고요? 정말요?”
많은 이들에게 아직 도시양봉은 낯설다. 이따금 공원이나 거리를 산책하다가 벌을 만나곤 하겠지만, 그런 벌을 키우고 돌보고 꿀을 수확하는 사람들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 건 농촌이나 산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사정이 다르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갤러리, 프랑스 파리의 가르니에 오페라하우스, 캐나다 밴쿠버의 페어몬트 워터프론트 호텔, 미국 뉴욕의 브라이언트 공원, 일본 도쿄의 긴자 빌딩에는 모두 벌통이 놓여 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벌을 치기도 했다. 유명짜한 곳뿐만이 아니다. 도시농업이 자리 잡은 도시들에서는 많은 아마추어 도시양봉가들이 벌을 치면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시에 사는 벌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훌륭한 수분 매개자이자 벌꿀 생산자로 활약하고 있으며, 도시민들의 터전이 살 만한 곳인지 환기시키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도 하고 있다. 벌을 무섭거나 귀찮은 벌레로 치부할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들이 없다면 마트 매대 위에 있는 3분의 2 이상의 채소들이 사라질 것이다. 또한 벌이 위험하다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을 텐데, 많은 도시들이 도시양봉 관련 조례를 만들면서 벌과 인간이 안전하게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고 있다.
이 책은 도시양봉을 취재하러 나섰다가 양봉의 세계에 입문한 필자가 실제로 2년 동안 서울 한복판에서 벌과 함께 살아간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벌과 꿀과 꽃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벌통 준비부터 꿀 수확까지의 양봉 과정을 일별할 수 있는 책이다. 도시양봉에 필요한 실용적 지식, 벌의 생태에 관한 과학적 지식, 도시환경 문제와 관련한 생태적 지식이 필자의 경험과 생각에 녹아들어 있어서 흥미롭게 도시양봉의 실제를 들여다볼 수 있다. 책 말미에는 ‘양봉 용어 소개’와 ‘양봉을 이해하는 데 도움될 책들’을 정리, 수록해 양봉 입문자들에게 나침반을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서울 인근에서 20여 개의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는 도시양봉가 그룹 어반비즈서울의 감수를 통해 더욱 정확한 지식을 담아보았다. 양봉이야말로 “잠시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라는 필자의 말에 힘입어, 고층 빌딩이 가득한 도시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작디작은 생명과 함께하는 세계를 만나보자.
프롤로그│따갑지만 달콤한 벌들과 두 해를 지내보았습니다

1부 벌과 함께한 나의 사계절
[봄] 벌을 치기 시작했습니다│벌의 구조부터 영혼까지 알고 싶었습니다│벌통 속을 세심히 들여다봅니다
[여름] 꿀벌도, 나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햇꿀의 맛은 정말 다디답니다
[가을과 겨울] 이제 알싸한 추위를 대비해야 합니다

2부 양봉이 끝나고 난 뒤
[벌의 선물] 벌이 나에게 준 것을 돌아봅니다
[벌의 미래] 벌과 함께 사는 법을 고민해봅니다

에필로그│살아 있는 생명과 함께하며 배우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
부록 1│양봉 용어 소개
부록 2│양봉을 이해하는 데 도움될 책들
찾아보기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도시인. 한때의 꿈은 환경운동가였다. 기자로 일하면서 취재 때문에 양봉을 처음 접하게 됐고, 만 16년을 함께 살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요크셔테리어 다음으로 두 번째 반려동물인 듯 벌과 만났다. 두 해 동안 주말마다 서울의 양봉장을 드나들며 벌의 구조부터 영혼까지 알고 싶은 아마추어 양봉가가 되었다. 벌과 교감할 때는 재미있는 과학 수업을 받는 것처럼 흥미로웠고, 양봉장의 바람을 쐬며 도시인의 고단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한겨레》에서 동물 뉴스를 취재하며 못다 이룬 꿈을 조금 펼쳤다. 제주의 남방큰돌고래, 대전 동물원의 퓨마, 북한산의 원숭이, 서울 몽마르뜨공원의 토끼 등 전국 각지의 동물들을 취재해 기사로 다뤘으며,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안락사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현재는 환경 관련 사안…
벌들에게 물어봐?!
도시인은 잘 모르는 벌들의 사생활

양봉에는 벌 구입에서 월동 준비까지 다양한 과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벌 자체에 대한 지식일 것이다. 벌이 어떤 곤충이고 뭘 하는지 알아야만 양봉가는 벌통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으며, 제대로 된 벌 관리는 꿀 수확과도 직결된다.
이 책은 양봉가의 일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벌의 구조부터 영혼까지 모두 알고 싶어했던” 저자가 벌의 생태를 설명하는 데 한 장을 할애하고 있다. 역할 분담이 확실한 벌의 세계에서 여왕벌과 일벌의 먹이는 어떻게 다른지, 벌통 안에서 여왕벌과 일벌과 수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벌들이 꽃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는 과정은 어떠한지, 벌들이 어떻게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과학 수업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가령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벌의 춤에는 원을 그리는 춤과 8자를 그리는 꼬리춤이 있으며 벌은 밀원(蜜源, 벌이 꿀을 가져오는 식물)이 이 벌통에서 100미터 이내에 있을 때는 원을 그리고, 그 바깥에 밀원이 있을 때 8자 춤을 춘다. 8자 춤의 경우 춤의 각도를 이용하여 밀원의 방향을 지시하므로 양봉가는 벌춤의 모양과 각도를 통해 벌들의 이동 거리나 경로를 추측해볼 수 있다.
벌의 생태뿐 아니라 벌꿀, 프로폴리스 등 벌들의 활동을 통해 부산물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흥미진진하다. 흔히 우리는 꽃에서 나오는 꽃꿀을 식용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꿀은 벌이라는 자연 필터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다. 벌은 꽃에서 채집한 꽃꿀을 토해낸 뒤 어금니에서 발생하는 물질과 배 속 효소인 인버테이스를 섞어 당을 분해함으로써 우리가 먹는 꿀을 만드는 것이다. 비슷한 원리로 프로폴리스도 꽃이나 나무에서 분비된 물질이나 진액이 벌의 효소와 합쳐져 생산된다. 『달콤한 나의 도시양봉』은 무리 생활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해온 벌들의 생태가 생생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벌에 대한 흔한 오해를 바로잡아준다.

그 많던 벌들은 어디로 갔을까?
벌들의 삶, 도시 생태계를 비추다

필자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벌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과정은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벌을 둘러싼 도시 환경에 대한 필자의 서술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환경 위기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진다. 최근 국내에서는 야생벌 2만여 종의 40%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고, 해외에서는 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으로 벌들이 폐사하는 문제가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각종 언론의 1면에 보도되고 있으며, 이런 속도라면 2035년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과학자들의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벌의 멸종은 단순히 생물 한 종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벌들의 꽃가루받이 활동으로 생식을 이어온 식물의 번식 속도가 줄어들면서 인류의 식량난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2013년, 미국의 유기농 마켓체인 홀푸드(Whole Foods)는 이 문제를 환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발족한 바 있다. 유니버시티 하이츠, 로드 아일랜드 등에 있는 매장에서 수분 매개로 생산되는 작물을 치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는데, 그 결과 453개 제품과 그 제품들이 놓인 237개의 선반이 텅텅 비었고 이는 매장 규모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빠진 식품 가운데에는 사과, 양파, 아보카도, 레몬, 오이 등 일상적으로 식탁에 오르는 것들이 많아 손님들은 “벌들이 사라졌을 때의 식품 매장” 앞에서 벌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멸종 경고용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도시환경 문제는 낙관하기 힘들다.
필자는 벌이 감소하는 원인으로 몇 가지 배경-대규모 기업농의 확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 개발에 따른 서식지 부족 등-을 소개하면서 위기를 인식할 것을 촉구하는데, 이러한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의 삶과 벌의 삶이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벌의 안녕 없이는 인간의 안녕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따라서 ‘생태계의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벌이 살아가는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뉴요커도, 런더너도, 서울러도 꿀 따는 중?!
양봉가들이 맛본 나의 달콤한 도시

1990년대 초반, 꿀벌의 개체수 감소를 마주한 유럽에서는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양봉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장려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도 양봉이 활성화된 여러 대도시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제도 마련이 미비한 한국에서 주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유명 홍차 브랜드 ‘포트넘앤드메이슨’은 피커딜리가 매장 옥상과 서머셋하우스, 화이트큐브 갤러리 등 런던 명소 곳곳에서 수확한 꿀을 팔고 있으며 이곳 외에도 런던 시내 전체의 양봉장 수는 3,000개(2012년)에 이른다. 뉴욕에도 300곳의 양봉장이 설치되어 도시 양봉가 500여 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2017년), 타임스퀘어에서는 브라이언트 공원 양봉장 입구의 모습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중계되면서 벌들의 생활이 공개된다(더스트 비 캠 프로젝트). 도쿄 히비야 공원 인근 고층 빌딩의 긴자 꿀벌 프로젝트(2006년)가 시작된 배경은 국내에도 여러 번 소개된 바 있다.
서울은 어떨까? 서울에서도 상도동 핸드픽트호텔 옥상 등 호텔 몇 곳과 영등포구 한국스카우트연맹, 금천구 CJ대한통운 서울지사 등 어반비즈서울이 운영하는 도시양봉장이 20여 곳에 이르고, 여기에 시민들 스스로 운영하는 양봉장까지 더하면 30곳이 넘는다. 최근 들어서 국회도서관 옥상에서 양봉을 시작한 것은 도시양봉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꽤나 반가운 소식이다.
양봉장이 한 곳 더 생기면 벌들의 수분활동 덕에 식물의 발화율이 20% 더 늘어나고 꽃을 밥 삼는 곤충과 곤충을 먹는 새들이 모이면서 도시가 좀 더 다양한 생명으로 채워질 수 있다. 꿀, 밀랍 등 벌의 선물도 좋지만, 내 주위를 초록빛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바람이야말로 도시인들을 아마추어 양봉가로 이끄는 동력인지도 모른다. 『달콤한 나의 도시양봉』과 함께 “꽃과 나무를 한 번 더 눈여겨보고 ” “옥상에 부는 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게 하는 여유를 꿈꿔보면 어떨까. 내가 사는 도시를 달콤하게 만드는 것은 아주 작은 벌들의 삶을 가까이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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